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의 유명한 시퀀스, '노 러시안'의 담당자 모하마드 알라비가 밝히는 제작의도.

주의: 영상 잔혹합니다. 모던 워페어 2 스포일러 있습니다.

그 레벨에서 저희는 세 가지를 하려고 했습니다. 러시아가 미국을 공격하는 이유를 납득시키는 것, 플레이어가 악당 마카로프에게 정서적 접점을 가지도록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기억에 남고 끌리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인칭 슈팅 게임은 주인공의 시점을 떠나지 않기 때문에 악당을 구성하기도 플레이어가 그 사악함에 관심을 가지게 하기도 정말 어려워요.

제작 초기에는 엘리베이터 문 바로 바깥에서 학살이 일어났죠. 그리고 첫 번째 에스컬레이터를 넘어가면 전투가 시작됩니다...근데 그건 값싸고 작위적으로 느껴졌어요. 뭔가 생생하고 정서적인 소재를 놔두고 불편하니까 멀리 둬버리는 것 같았죠.

몇몇 리뷰에서는 그 학살이 영상으로 처리되거나 플레이어가 희생자로 놓여야 한다고 했더군요. 누가 낸 의견이든 존중하긴 하지만 두 가지 방법 모두 '회피'라고 생각해요. 학살을 보는 것은 그것에 참여하는 (참여하지 않기를 선택하는) 것과는 효과가 다릅니다. 희생자 쪽에 있는 것은 선택도 제공하지 않을 뿐더러 죽음의 공포 말고는 아무 것도 안 느껴지죠. 그런 죽음의 공포는 게임에선 너무 흔해서 게이머들에겐 별 '느낌'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잔혹한 존재가 되기 때문에(GTA처럼) 혹은 스토리에 더욱 몰입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경험을 더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레벨이 플레이어에게 무엇이든 '느낌'을 줬다는 겁니다. 순간의 망설임도 재고도 없이 셀 수 없는 적을 쏴대는 끝없는 탄환의 바닷 속에서 플레이어에게 잠깐만이라도 망설이게 하거나 방아쇠를 당기는 행위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는 것. 그것이 저에게 성취감을 줍니다.

게임 디자이너 매튜 번즈가 FPS가 전쟁의 이면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논하는 글에 실린 것을 발췌했습니다. 게임에서 이런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논의에 관심 있다면 원문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밝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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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네크 2012.08.09 1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디어 이런 논의가 게임계에 시작되는군요. 게임에서 게이머란 어떤존재인가? 같은 논의 말이죠. 무척 마음에 들고 이게 스펙옵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 또한 마음에 드네요.

    좋은 글, 게임갤러리에 퍼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