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중인 글들의 프리뷰입니다. 페이스북에서 계속 조금씩 공개하긴 했는데, 블로그가 심심한 것 같아 블로그에도 일부분 인용해봤습니다.

일단 둘 다 기본 번역은 완료된 상태입니다.


스카이림의 모듈화 레벨 디자인 - 조엘 버지스, 네이선 퍼키파일 (2013년)

아트 쪽에서는 게임의 비주얼에 관한 문제를 프로젝트 초기에 많은 부분 결정하려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미학적 과정은 체계적이지 않고 시간도 많이 소모됩니다. 문제는, 이런 시간에 디자인 쪽에서는 작업할 수 있는 물건을 기다리면서 손가락 빠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 아트 쪽에서 자기 과정을 서두르면서 나중에 번복할 결정을 내리게 되고, 이것이 레벨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쳐 나중에 작업물을 버리거나 크게 수정해야 할 상황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최대한 빨리 “추해도 기능하는” 상태로 킷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더 자세히 이야기할텐데, 먼저 킷의 작동을 가능한 많이 궁리해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아트 쪽에서는 서두르지 않고 비주얼의 방향성에 집중하는 동안에도 디자인 쪽에서는 작업에 착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저희 베데스다 레벨 디자이너들의 빠른 작업 속도에 기여하는 한 요인입니다. 저희 레벨 디자이너들은 정착되기 전의 킷을 가지고 에디터에서 작업을 하므로 굉장히 빠르게 레이아웃을 반복 제작할 수 있습니다. 에디터에서 바로 킷을 가지고 스케치를 하고, 게임에 넣어서 즉시 결과를 플레이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자기가 이해하는 좋은 킷을 가지고 일하는 저희 레벨 디자이너는 다른 에디터나 워크플로우로 일하는 업계 다른 디자이너들보다 더 빠르고 최종 게임플레이에 더 충실하게 반복 제작할 수 있다, 이 정도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저희 레벨 디자이너가 실제, 최종적인 아트를 사용하고 거의 작업하는 속도 만큼 빠르게 플레이해보기 때문입니다. 아트를 기다리는 시간도 없고, 텍스처를 굽거나 지오메트리를 컴파일하지 않아도 되고, 저희 마크업이 제법 간소합니다.

아, 하지만 함정이 있습니다. 이건 저희 방식의 큰 단점 중 하나인데요. 베데스다 레벨 디자이너가 가장 빠름 레벨 디자이너라고 했지만, 여기에는 커다란 단서조항이 붙어있습니다. 저희 레벨 디자이너가 좋은 킷을 가지고 작업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좋은 킷이 없으면 업계에서 가장 느린 레벨 디자이너가 됩니다. 레벨 디자인을 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저희는 저희가 가지고 작업하는 아트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따라서 아트와 디자인의 관계가 정말 중요하죠.

업계에 흔히 있는 이야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이야기에는 여러가지 버전이 있는데요. 프로젝트 초기에 디자이너들은 레벨이 어떻게 플레이될까 궁리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에디터의 BSP와 외부 아트, 사전시각화 툴로 해보거나, 종이 지도나 문서로 해보기도 합니다. 어떤 기법을 쓰든 이런 디자인 작업은 디자이너들이 아티스트에게 넘겨줄 수 있을만큼 만족할 때까지 계속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잘 되었다고 해도, 사실 잘 안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만, 결국 아트 팀은 자기들이 별로 관여하지 않은 물건을 다듬는 난처한 입장에 처합니다. 그래도 아티스트들은 아트를 마무리하고 보기에 매력적인 레벨을 만듭니다. 아티스트들이 만족하면 마크업과 스크립팅을 하도록 디자이너들게 다시 보냅니다. 여기서 디자인이 마무리되면 이론적으로 볼 때 레벨은 완성되어야 합니다. 그렇죠?

보통은 그렇지 못합니다. 레벨 디자이너들이 자기 레벨의 최종적인 아트를 받을 때 예기치 못한 문제까지 무더기로 함께 받는 일이 흔합니다. 거리에 배치한 엄폐물이 엄폐하기에는 너무 얇은 장대로 바뀌어 있습니다. 시야 차단을 의도했던 벽이 건너편이 다 비치는 체인 울타리가 되어있습니다. 큰 총격전을 계획했던 다리에는 시선을 가리는 들보가 생겼습니다.

작업물을 이렇게 주고 받을 때는 그런 것들이 의사소통을 어긋나게 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온갖 게임과 팀에서 반복되어온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잘 되어도 최선의 레벨이 나오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 치명적인 독이 되어 아트 팀과 디자인 팀 사이에 적대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형식적 추상 디자인 도구 - 더그 처치 (1999년)

마리오의 세계는 상당 부분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하다(때때로 기묘하기도 하지만). 플레이어는 언제나 작동하는 작고 단순한 조작 체계를 부여 받는다. 조작은 단순하지만 그 단순한 이동과 몇 가지 점프 움직임만으로 풍부한 상호작용이 가능할 만큼 표현력이 좋다. 조작은 항상 작동하고(각 행동을 언제나 수행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조작의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가령, 삼단 점프는 일정한 거리를 가고, 엉덩이 찍기는 적을 무찌른다). 여러가지 파워업은 천천히 도입되고 전체적으로 일관성 있게 사용된다(가령, 메탈 마리오는 언제나 수중에서 지면을 걷는다).

이런 단순하고 일관적인 조작은 (마리오 세계에 맞게 정확한) 예측하기 쉬운 물리와 짝을 이뤄,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시도해서 발생할 일을 높을 확률로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몬스터와 환경의 복잡성은 점점 늘어나지만, 새롭고 특별한 요소는 천천히 도입되고 보통 기존의 상호작용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플레이어가 게임 속 상황을 식별하고 행동을 계획하기 쉽게 한다. 플레이어는 높은 곳의 턱이나 지나가는 몬스터, 수중의 상자를 보자마자 어떻게 접근할지 생각할 수 있다.

이는 플레이어가 상당히 정교한 계획 과정에 참여하도록 한다. 플레이어는 세계의 작동법과 캐릭터가 이동하고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법,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에 대한 지식을 (보통 은연중에) 제시 받는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대체로 의식하지 않은 채 가고 싶은 곳에 가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면서 세우는 수천 가지 작은 계획 중 어떤 것은 통하고 어떤 것은 통하지 않는다. 여기서 열쇠는 계획이 성공하지 못했을 때 플레이어가 그 이유를 이해한다는 점이다. 세계가 일관적이므로 계획이 통하지 않은 이유도 명확하다. 이 계곡은 서서 점프가 아니라 삼단 점프가 필요하다던가, 플레이어 생각보다 얼음이 많았다던가, 몬스터가 조금 빨리 움직였다던가. 플레이어는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시험해보고, 게임이 그에 반응하는 결과를 본다. 그 반응이 이치에 맞으면 필요할 경우 첫 시도에서 배운 정보를 활용해 다른 계획을 세운다.

이것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두하게 한다.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을 할 방법을 플레이어가 어느 정도 통제하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속았다는 기분이나 게임이 지원하지 않는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기분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 아주 제한된 양의 행동을 제공하지만 그것을 완전하게 지원함으로써, 게임 세계는 플레이어에게 진짜가 된다. 마리오를 플레이하면서 동굴을 파거나 불을 피우거나 생선 요리를 하고 싶은데 안 된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세계는 아주 단순하고 일관성 있다. 그 안에 존재하는 물건은 사용할 수 있다.

마리오에 멋진 게임 디자인이 있다는 건 알았다. 우리는 마리오의 맥락 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고, 플레이어의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보편적으로 그런 디자인 결정이 어떻게 플레이어를 게임 세계에 깊이 몰두하게 하는지, 간략하게 탐구해보았다. 하지만 자동차 레이싱 게임을 개발하는 데 단순히 엉덩이 찍기를 넣어서 마리오처럼 잘 될 거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니 이제 다른 게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구를 추상화하고 규정해보자.

마리오를 관찰해 얻어낸 것들로 어떤 도구를 추려낼 수 있을까? 먼저, 플레이어가 직접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게 격려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보인다. 플레이어 자신이 게임 세계에서 무얼 기대할 수 있는지 알고, 그에 따라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게 핵심이다. “앞에 있는 다리를 건넌다” 같은 빠르고 낮은 단계의 목표부터, “세계의 모든 레드 코인을 모은다” 같은 장기적이고 높은 단계의 목표까지, 목표와 조작은 여러 규모로 제공되고 형성될 수 있다. 흔히 플레이어는 여러가지 목표를 다양한 단계에서 다양한 시간 규모로 추구한다.

이렇게 목표가 누적되고 세계를 이해하고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과정은 플레이어를 게임에 투자하게 하고 몰두하게 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우리는 이것을 “의도”라고 부른다. 말그대로, 플레이어가 의도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격려한다는 뜻이다. 의도는 강을 건너는 즉각적인 계획부터 거대한 미스테리를 푸는 여러 단계의 계획까지 각 단계에서 작용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의 첫 번째 FADT다.

의도: 게임 속 현재 상황과 플레이어의 게임 플레이 선택권에 대한 이해에 대응하여, 그 안에서 시행할 수 있는 계획을 플레이어가 직접 수립한다.

마리오 세계의 단순함과 견고함 덕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행동에 더 접점을 느끼고, 책임을 느낀다. 특히 자신이 무언가 시도했지만 잘못 되었다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금세 깨달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또 다른 도구 “인지 가능한 귀결”로 이어진다. 게임이 플레이어에 반응할 뿐 아니라 그 반응이 명백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내가 점프를 시도하면 통하거나 통하지 않는다. 마리오 게임은 이 도구를 낮은 단계(강 건너기, 굴러오는 바위 피하기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한다. 어떤 행동을 하든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피드백을 불러온다.

인지 가능한 귀결: 플레이어의 행동에 대한 게임 세계의 명료한 반응

우리는 마리오가 바탕으로 하는 아이디어를 일부 탐구해서 두 가지 잠재적인 디자인 도구를 추상화 해보았다. 마리오가 이 도구들을 어떻게 결합하는지도 눈 여겨 볼만 하다. 플레이어가 계획을 세우고 수행하고 나면, 플레이어는 그 계획의 결과를 보고 왜 그런 결과가 일어났는지 알 수 (혹은 직감할 수) 있다. 여기서 이야기한 요소가 마리오가 지닌 멋진 부분의 전부도 아니고, 마리오가 사용하는 유일한 도구도 아니지만, 이 논의를 통해 FADT를 수립하는 과정은 알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여러 도구가 함께 작동하는 방식은 나중에 다시 살펴보겠다. 그 전에 먼저, 의도와 인지 가능한 귀결을 다른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Posted by 밝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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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rgion 2013.05.30 17: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디스아너드의 레벨 구성을 보고 감탄이 나오고 스카이림의 레벨 디자인은 아무런 기억이 남지 않는지 알만 하네요. 스카이림 레벨 디자인에서 플레이에 관한 내용은 하나도 없이 그저 아트 디자인에 맞춘다는 이야기 투성이고 반면에 더그 처치는 플레이에 중점을 두는군요.

    울티마 언더월드도 레벨 디자인이 정말 훌륭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엘더스크롤과 비교하면 광원의 경우 엘더스크롤은 광원을 이용해야하는 부분은 본적이 없었지요. 하지만 언더월드에선 광원이 있냐 없냐에 시야거리가 달라지고 광원덕에 1층의 낭떨어지 너머의 문을 발견한것으로 놀랐었죠.

    베세스다의 디자인 관련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실망스러운 이야기 투성이네요....

    • 밝은해 2013.05.30 18: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두 글 모두 저 내용이 전뷰가 아닙니다; 특히 스카이림 레벨 디자인 글은 아트를 위해 디자인을 희생한다는 내용이 전혀 아닙니다;

  2. Argion 2013.05.30 1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희생하는건 아닐테지만 요점은 플레이보다는 아트쪽을 위주로 하는 느낌이라서요. 다만 그래도 좀더 들어봐야 알일이긴 하네요;;